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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공모주 청약 vs 신 공모주 청약, 뭐가 다를까?

by turing-11 2025. 2. 21.

공모주식

공모주 청약, 예전엔 어땠을까?

공모주 청약을 처음 해본 게 몇 년 전이었다. 주변에서 다들 “이거 하면 돈 벌 수 있다”라고 해서 덜컥 도전했는데, 솔직히 당시에는 뭔지도 잘 몰랐다. 그냥 ‘신청하면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뭔가 이상했다. 나는 몇 십만 원 넣었는데 1주 받기도 힘든데, 누군가는 수천 주씩 받아가는 거다.

그때 알았다. "아, 이거 돈 많은 사람이 다 가져가는 시스템이구나."

예전 공모주 청약은 기본적으로 ‘비례배정’ 방식이었다. 즉,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쉽게 말하면, 한 사람이 1억 원을 넣고, 또 다른 사람이 100만 원을 넣었다고 치자. 그러면 1억 원 넣은 사람이 공모주의 99%를 가져가고, 100만 원 넣은 사람은 겨우 1%를 가져가는 식이었다. 이러니 돈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제대로 된 배정을 받기 어려웠다.

또 하나 문제가 있었던 게, 기관 투자자와의 차별이었다. 기관들은 개인 투자자보다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서 공모주를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기관들은 공모주를 받은 후 바로 팔아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까 개인들은 공모주 하나라도 받으려고 경쟁하는데, 기관들은 대량으로 받아놓고 장이 열리자마자 차익 실현을 해버리는 거다. 나는 그때 이걸 보면서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신 공모주 청약, 뭐가 달라졌을까?

그러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 나도 투자하고 싶은데 돈 없으면 참여조차 못하는 거야?"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러자 정부와 금융 당국이 개입했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균등배정’ 방식이다. 핵심은 간단하다. “누구나 최소 금액만 넣으면 공모주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라는 거다.

예를 들어보자. 예전 방식이라면 공모주 청약할 때 1억 원을 넣은 사람과 100만 원을 넣은 사람이 경쟁하면 당연히 1억 원 넣은 사람이 거의 모든 주식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제는 최소 청약 금액(예: 10만 원)만 넣어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즉, 돈이 많든 적든 기본적인 기회를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솔직히 반가웠다. "오, 이제 나도 공모주 투자해 볼 만하겠네?" 이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균등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전에는 돈 많은 사람들만 참여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가능하다 보니 경쟁률이 엄청나게 치솟았다. 예전에는 공모주 청약하면 몇 천만 원 이상 넣은 사람만 받았지만, 이제는 최소 청약 금액만 넣어도 가능하니까 너도나도 뛰어든 거다.

결과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예전에는 공모주를 못 받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대신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량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균등배정 도입 후 몇몇 인기 공모주의 경우, 한 사람당 고작 1~2주밖에 못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도 1~2주라도 받는 게 어디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수익률을 따져 보면 큰 차이는 없다. 예전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가져가서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주식이 쪼개지는" 문제가 발생한 거다.

그럼 지금은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할까?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 "그래서 구 방식이 나았어, 아니면 신 방식이 나아?"

솔직히 말하면, 이건 투자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 예전 방식이 더 유리했을 수도 있다.

소액 투자자라면? → 지금 방식이 훨씬 낫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큰돈을 넣어야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작은 돈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미친 듯이 올라갔다.

나 같은 경우엔? 나는 소액 투자자라서 지금 방식이 훨씬 마음에 든다. 최소 금액만 넣어도 한두 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다고 본다. 물론, 이걸로 크게 돈을 벌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공모주 투자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균등배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방식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되, 너무 경쟁률이 높아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거다.

결론? “옛날 방식은 돈 많은 사람들한테 유리했고, 지금 방식은 돈 없는 사람들도 해볼 만하게 바뀌었다.” 여전히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나 같은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희망이 보이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