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직원들은 거리로 나와 MBK파트너스를 규탄하고,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소비자들도 불안하다. “우리 동네 홈플러스는 어떻게 되는 거야?” “장 보러 갈 곳이 줄어드는 거 아니야?” 이런 걱정이 많다.
사실 대형마트라는 공간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트에 가면 신선한 과일을 고르고, 할인 행사도 챙기고, 때로는 친구나 가족과 간단한 외식도 한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흔들리면? 직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장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사태를 보면 참 이상한 점이 많다. 홈플러스가 매출이 급감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한 걸까? 그리고 MBK파트너스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운영해 온 걸까?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단순한 정기조사일까, 아니면 정말 큰 문제가 숨어 있는 걸까?
하나씩 살펴보자.
💰 MBK파트너스, 홈플러스를 어떻게 운영해 왔나?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다. 쉽게 말하면, 큰손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회사를 사고, 일정 기간 뒤 되팔아 이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문제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방식에 있다.
2015년, MBK파트너스는 약 7조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샀다. 그런데 그중 상당 부분을 대출로 조달했다. 마치 부동산 투자에서 대출을 최대한 끌어와 집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후 10년 동안 홈플러스의 점포를 계속 매각했다. 매각한 돈으로는 빚을 갚고,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했다.
이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마트라는 건 점포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포를 계속 팔면? 당연히 회사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직원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MBK는 홈플러스를 키울 생각이 없었다. 돈만 빼먹고 떠나려고 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최근, MBK는 홈플러스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사실도 있다. 기업어음은 일종의 단기 차입금인데,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계속 발행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이런 움직임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온다.
🔎 국세청 세무조사, 단순한 정기조사일까?
MBK파트너스는 2015년과 2020년에 세무조사를 받았고, 이번 조사는 5년마다 이루어지는 정기 조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단순할까?
사실 MBK파트너스는 이전에도 세금 문제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역외탈세 의혹이 제기되었다.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에 신고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빼돌렸다는 의심이었다. 당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할 때 역외탈세로 400억 원 이상을 추징당했다”라고 말했다. MBK 측은 “400억이라는 금액은 모르겠지만, 세무조사를 받아 세금을 낸 것은 맞다”라고 인정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세무조사는 단순한 정기조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이 직접 나섰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조사 4국은 국세청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다. 특히 대기업이나 해외 투자와 관련된 세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만약 이번 조사에서 MBK파트너스의 탈세나 불법적인 자금 흐름이 밝혀진다면?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위기가 아니라 금융 스캔들로 번질 수도 있다.
🏪 홈플러스가 사라지면 소비자는 어떻게 될까?
그럼 홈플러스가 흔들리면 우리 같은 소비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첫째, 마트 간의 경쟁이 줄어든다.
지금도 대형마트 업계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사라지거나 점포가 줄어든다면? 경쟁이 약해지면서 할인 행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장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둘째, 온라인 쇼핑이 더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
홈플러스가 줄어들면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다. 물론 편리한 면도 있지만, 문제는 신선식품 가격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가 온라인과 경쟁하면서 유지하던 가격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홈플러스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마트 직원들은 단순히 점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물류, 배송, 관리 등 다양한 업무가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흔들리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참 씁쓸하다. 홈플러스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공간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기업의 재무 전략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제 국세청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MBK파트너스의 세금 문제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까? 만약 불법적인 자금 흐름이 드러난다면, MBK는 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대형마트와 사모펀드의 관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볼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직원들과 소비자들이다.
나는 솔직히 이런 식의 기업 운영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투자자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은 그 자체로 사회적 책임이 있다.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MBK의 운영 방식은 단기적인 수익만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소비자로서도 관심을 갖고, 필요하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